PHWR 질병관리청 공식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Public Health Weekly Report)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보통 야생조류 및 가금류에 감염되며, 표면 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니데이즈의 조합에 따라 H5N1, H7N9, H9N2형 등으로 다양하다[1]. 세계적으로 2020년 말부터 H5N1형이 종간 벽을 넘어 밍크, 물개 등 다양한 포유류에 감염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2].

AI 인체감염증은 사람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호흡기감염병이다. 임상증상은 발열, 기침, 객담, 두통, 근육통 등 계절 인플루엔자 증상과 유사하며 폐렴, 급성호흡기부전 등 중증 호흡기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 분변, 오염된 사물에 접촉하거나, 드물지만 오염된 먼지를 흡입하여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최대 10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 발생 48시간 이내에 오셀타미비르 등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여 치료한다. 상용화된 예방 백신은 없으나, AI와 계절 인플루엔자의 중복 감염을 막기 위해 고위험군은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사전에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AI 인체감염증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여 전수감시를 시작하였고, 2013년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으로 감염병 명칭을 변경하였다. 국내에서는 제1급감염병으로 관리하는 현재까지 AI 인체감염증이 보고된 적이 없다. 국외에서는 인체감염 사례가 산발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H5N1, H7N7, H7N9형 등 일부 아형에서는 제한적인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H5N1형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3개국에서 882명의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되었고, 이 중 461명이 사망하여 치명률이 52.3%로 나타났다(2023년 12월 21일 기준) [3].

2003년 국내에서 처음 고병원성 AI인 H5N1형이 검출된 이후, 매년 겨울 철새 등 야생조류를 통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가금농가로 유입되어 왔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2–2023절기 국내 AI 인체감염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질병관리청의 대응 결과를 정리하여 향후 더욱 효과적인 대비 및 대응 정책 수립에 관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1.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절기 대비

질병관리청은 겨울 철새가 도래하는 시기에 대비하여 2022년 10월 1일부터 ‘중앙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구성하였다. 종합상황실의 제1급감염병 24시간 감시체계 등을 통해 의사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신고 및 격리하고 검사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점검하였다(그림 1). 지자체별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구성하고 보건부서 및 축산부서의 비상 연락망을 현행화하였다.

Figure 1.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감시 및 대응체계 흐름도

중앙 역학조사관 및 지자체 AI 대응요원을 대상으로 인체감염 예방조치 관련 교육을 23회 시행하고, 인체감염 예방조치 안내 및 홍보를 위해 살처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안내문을 국문 및 13개 언어로 배포하였다. 방역 활동 과정에서 노출 위험이 있는 AI 대응요원, 살처분 참여자, 농장종사자 등 고위험군 총 33,000명을 대상으로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였고(접종률 99.1%), 지자체별로 항바이러스제 및 개인보호구 부족분을 구비해 놓을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AI 발생 농장종사자 대상 항체 검사를 위해 진단 및 분석 체계를 점검하였고, 검역관리지역인 중국 9개 성에서 입국한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검역소 감시를 강화하였다.

2. 원헬스 기반의 범부처 대응

질병관리청은 2022–2023절기(대책반 운영 기준 2022년 10월 11일–2023년 6월 21일) 시작 전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였고,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야생조류 AI 발생 정보를 질병관리청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연계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였다. AI 유행 상황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AI 중앙사고수습본부’ 및 ‘가축질병 방역상황 점검회의’에 참여하였다.

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수공통감염병 대책위원회’를 반기별로 개최하여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등과 원헬스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에서 운영하는 범부처 원헬스 리더십 교육과정 및 합동 위험평가 모의훈련을 통해 기관별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

3. 항바이러스제 투약 관련 대응지침 개정

2023년 4월 질병관리청 ‘제1급감염병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대응지침’ 개정을 통해, 무증상 살처분 참여자 대상 항바이러스제 예방적 복용을 중지하고 유증상자에 한하여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권고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대응지침 개정을 위해 세계보건기구 및 미국 질병통제센터 등 국외 최신 지침을 검토하고 2022년 12월 전문가 3인에게 서면 자문을 진행하였다. 종합적으로 AI 바이러스 노출자 중 무증상자에 대한 일괄적 항바이러스제 투약의 권고 수준이 높지 않았음을 반영하여 대응지침을 개정하였다.

2022–2023절기 국내 고병원성 AI는 가금류에서 H5N1형 75건(11개 시∙도 및 39개 시∙군∙구), 야생조류에서 H5N1형 174건(16개 시∙도 및 50개 시∙군∙구)이 확인되었다(그림 2). 이에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하여 153호 농장에서 6,609,000수의 가금류가 살처분되었다.

Figure 2.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지도(2022–2023년)

가금류 및 야생조류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6,373명이 AI 인체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다(그림 3). 그중 살처분 관계자가 4,886명(76.7%)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농장종사자 694명(10.9%), AI 대응요원 390명(6.1%), 기타(야생조류 시료 채취자 등) 403명(6.3%)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군 중 외국인이 3,677명(57.7%)으로 과반을 차지하였으며(그림 4), 이 중 태국 국적의 외국인이 2,096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위험군 대상 능동감시 기간 중, AI 인체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 의사환자 및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 사람은 6명이었다. AI 및 그 외 인플루엔자, 호흡기 7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를 검출할 수 있는 유전자 검출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 또한 무증상 농장종사자 3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체를 채취하여 항체 검출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

Figure 3. 주차별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현황 및 고위험군 관리 현황(2022–2023년)
AI=avian influenza.

Figure 4. 국적별, 직업군별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고위험군 비율(2022–2023년)
AI=avian influenza.

살처분 현장 등에서 AI 인체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주요 예방조치는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 사전접종, 예방수칙 및 개인보호구 교육 안내, 잠복기 10일간 능동감시(최종노출일로부터 5일 차, 10일 차 유선 연락) 등이다. 중앙 AI 인체감염증 대책반(권역별 질병대응센터 등)은 지자체가 실시하는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적극 지원하였으며, 초기 살처분 현장에 긴급 출동하여 AI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지도하였다(9개 시∙도 대상 10회 출동).

범부처 대응으로서 2023년 5월 ‘인수공통감염병 대책위원회’에 참석하여 관계기관과 2022–2023절기 AI 인체감염증 대책반 운영 결과를 공유하였다. 2022년 범부처 원헬스 리더십 교육과정을 관리자 대상 2회, 실무자 대상 4회 시행하였고, 2023년 5월 범부처 및 지자체 합동 위험평가 모의훈련을 운영하였다. 2022년 10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가금류 AI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확보하여 주요 유전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인체감염 관련 수용체 및 병원성, 항바이러스제 내성 관련 특이적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절기에 이어 2022–2023절기 고병원성 AI는 H5N1형이 유행하였고 AI 발생 및 인체감염 고위험군 규모는 증가하였다(가금류 47건→75건, 야생조류 66건→174건, 고위험군 4,062명→6,373명) [4]. 질병관리청은 AI 인체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비 및 대응하기 위해 중앙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운영하고 원헬스 기반 범부처 대응체계를 강화하였다. 또한 지자체 AI 대응요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 현장 지원 및 인체감염 예방조치 안내,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 사전접종, 항바이러스제 및 개인보호구 점검 등을 추진하였다.

AI 인체감염증은 코로나19를 잇는 다음 팬데믹의 강력한 후보로 대두되고 있다[2,5]. 물론 현재까지 인체감염 사례는 주로 AI에 감염된 조류에 노출이 되기 쉬운 고위험군에서 제한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AI 바이러스가 포유류에서 집단폐사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2],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의 변이로 인해 동물에서 사람으로 쉽게 넘어오고(spillover) 사람 간 전파력이 높아지면 새로운 팬데믹을 초래할 수 있다[5].

이에 질병관리청은 국내 AI 유행 절기에 대비하여 중앙 및 지자체 AI 인체감염증 대응체계와 원헬스 기반의 범부처 합동 공유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2023년 6월 영국에서 무증상 AI 인체감염증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보고된 인체감염 사례[6] 등 최신 지견 및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대응지침 등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Acknowledgments: None.

Funding Source: None.

Ethics Statement: Not applicable.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of interest to declare.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HSJ, SYL, SGY. Data curation: HSJ. Formal analysis: HSJ. Investigation: HSJ, SYL. Methodology: HSJ. Resources: HSJ. Software: HSJ. Supervision: SGY. Validation: SYL. Visualization: HSJ. Writing–original draft: HSJ. Writing–review & editing: SYL, S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