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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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Health Weekly Report 2023; 16(35): 1233-1254

Published online September 7, 2023

https://doi.org/10.56786/PHWR.2023.16.35.2

© The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비약물적 중재 정책결정 사례 연구

정웅기1*, 김상준2, 장영욱3, 엄지은4*, 김다솔5, 정통령4

1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2런던정치경제대학교 보건정책학과, 3대외경제정책연구원, 4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 총괄조정팀, 5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 위기대응총괄과

*Corresponding author: 정웅기, Tel: +82-2-740-6982, E-mail: singeruk@snu.ac.kr
엄지은, Tel: +82-43-719-9330, E-mail: omjieun@korea.kr

Received: May 8, 2023; Revised: June 30, 2023; Accepted: July 12, 2023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시행하였으며, 초기의 국경 봉쇄 및 사회적 거리 두기, 백신 개발 이후의 단계적 일상 회복 시도, 변이 바이러스 출현 및 활동량 증가에 따른 대규모 확산으로 국경 봉쇄 조치 재시행과 같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발생하였다. 이렇듯 비용이 따르는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수용성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하는데, 과학적 근거를 정책 결정으로 이행시키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 신념을 조율함으로써 정책적 의사결정자와 시민 간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도모하는 것이 그 노력 중 하나이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과 정책 간의 경합적이고 모순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두 가지 차원에 주목하여, 보건정책의 정치(the politics of health policy)와 근거의 정치(the politics of evidence)의 관점에서 연구 대상 국가의 의사결정 사례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문헌조사 및 사례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주요 국가의 연구자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연구 대상으로는 미국, 영국, 덴마크, 대만 4개국을 선정하였다. 미국과 영국의 비약물적 중재 의사결정 사례를 일별하였으며, 특히 영국의 과학자문체계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정책 혁신의 관점에서 덴마크의 행동과학 분야 연구성과 중용, 대만의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활용 사례를 보조적으로 검토하였다. 결론으로서 비약물적 중재에 있어 행동과학과 사회과학적 통찰에 기초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전문가 자문체계의 쇄신 등 한국 상황에서의 함의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Keywords 비약물적 중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보건정책, 감염병

핵심요약

① 이전에 알려진 내용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 비약물적 중재는 사회적 수용성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으며, 의사결정 구조 및 과정은 나라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② 새로이 알게 된 내용은?

비약물적 중재의 효과적 시행을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정책적 의사결정에 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로는 과학자문기구의 독립성 보장,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 분야를 포함한 자문체계 구축, 시민참여형정책 거버넌스 확보 등이 있다.

③ 시사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결정할 때는 의과학적‧역학적 고려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우리나라 역시 사회과학적 관점의 고려, 자문기구의 독립성 보장, 시민과의 의사소통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에서 봉쇄해제 및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활동량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경 봉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비약물적 중재 조치를 다시 강화하였다. 우리나라도 2021년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이후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의 증가로 비약물적 중재를 강화함에 따라 사회경제적 피해가 가중되었는데, 이처럼 비약물적 중재 시행이 장기화할 경우 대중의 수용성 감소로 인해 감염 통제 효과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1-3].

미국의 과학기술학자 Jasanoff 등[4]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 공중보건과 경제, 그리고 정치를 서로 ‘긴밀히 묶여있는 체계(a tightly-coupled system)’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 영역에서 발생하는 어떤 문제든 다른 영역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각 영역의 대응은 반드시 그 상호작용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특성상 의료 위기인 동시에 사회경제적 재난이며, 따라서 의과학적‧역학적 근거를 팬데믹 대응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과학과 정책의 관계를 숙고하는 것이 필요하다[5,6]. 이런 시각에서 비약물적 중재에 관한 의사결정, 특히 과학자문체계는 과학과 정책이 교차하는 장으로서 공중보건이 정치와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 잘 드러내는 주제이다.

영국의 보건학자 Bambra 등[7]에 따르면, 각 지역 또는 나라의 팬데믹 대응은 기존 제도배열(의료체계를 포함한 사회안전망)의 성격과 팬데믹 동안 이뤄진 정치적 선택의 함수라 할 수 있다[8]. 또한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은 그 시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해당 사안을 둘러싸고 상충하는 이해관계, 가치, 신념을 조정하는 정치과정의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공론장에서 소위 ‘정치방역 대 과학방역’ 프레임이 한국의 팬데믹 대응에 대한 평가에 계속 활용되었다. 이와 같은 이해는 정확하지 않다. 근거에 입각한(evidence-informed) 정책 입안과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의 정치과정으로의 적실한 치환(evidence translation)이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하는 것이지, 과학적 근거가 정치과정을 전적으로 대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질문은 보건정책이 효과적이면서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입안되고 시행되도록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이며, 이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팬데믹 대응에 관한 과학 자문과 이를 토대로 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비약물적 중재나 백신접종과 같은 세부 정책의 효과성 또는 비용-편익을 측정하는 연구는 적지 않았던 데 비해, 각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을 둘러싼 정책 과정 자체를 분석한 연구는 매우 드물었다. 본 연구는 해외 주요국의 비약물적 중재 시행 사례와 의사결정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국내 방역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1. 문헌조사(literature review) 및 사례연구(case studies)

본 연구에서는 문헌조사 및 사례연구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팬데믹 대응 경험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덴마크와 대만의 경험을 정책혁신의 관점에서 보조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외 관련 학술논문, 연구보고서, 언론 보도자료, 연구 대상 국가의 웹사이트 자료를 포함한 폭넓은 문헌검토를 진행하였고, 전문가 초청 학술행사를 수행하였다.

선행연구에서 Jasanoff 등[4]은 각 국가의 팬데믹 대응 유형을 통제형, 합의형, 혼돈형의 세 가지로 구분하였고, 통제형 국가의 대표적 사례는 대만, 합의형은 독일, 혼돈형은 미국이 해당한다 하였다[9]. 본 연구는 이 분류체계를 원용해 대만과 미국을 연구사례로 포함하되, 핵심 이슈인 과학자문체계의 특성을 중심으로 검토하기 위해 영국(혼돈형)과 덴마크(합의형)를 선정하였다. 영국은 별도의 과학자문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혼돈형에 속하면서도 초기 대응의 오류 이후 구조적 쇄신을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참조할 만한 자문체계를 구축한 사례로서 그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으며, 덴마크는 합의형에 가까우면서도 과학자문체계에 행동과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자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연구 대상에 포함하였다.

본 연구의 방법론은 비교사례분석을 취한다. 과학과 정책의 관계 설정에 있어 주의 깊게 다루어야 할 특성으로 비약물적 중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과 정책 간 관계가 갖는 경합적 성격 및 과학적 근거를 정책으로 치환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사례에 집중하였으며, 이를 위해 두 가지 개념을 활용하였다.

첫째, 보건정책의 정치(the politics of health policy)는 보건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제도적 절차에 대한 관점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과학과 정책의 관계를 이해하는 가장 통상적인 관점이라 할 수 있다[10,11]. 보건정책의 정치는 또한 과학에 대한 정치과정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라는 관점이며, 본 연구에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쟁점들을 살펴보기 위해 각 나라의 제도배열, 과학자문체계와 같은 팬데믹 대응 거버넌스 구축 및 작동 사례를 다루었다.

둘째, 근거의 정치(the politics of evidence)는 특정 보건 이슈에 관한 정책적 판단을 내릴 때 근거를 활용하는 방식에 주목한다[12,13]. Parkhurst [12]는 정책 수립에 있어 근거는 매우 중요하나 단순히 문제해결 방법만을 고려한 접근보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실제로 작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였고, 의사결정 및 이에 관한 다양한 사회적 입장을 다룰 때의 투명성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국의 마스크 착용 여부나 백신접종 대상인구의 결정 등 비약물적 중재 정책에 관한 판단을 둘러싼 의사결정 체계 및 사례를 통해 이러한 관점에서의 참조점을 얻고자 하였다.

1. 국외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사례 및 과학자문체계

1) 미국

보건정책의 정치 관점에서 먼저 미국의 제도배열을 살펴보면, 미국은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The White House COVID-19 Response Team)이 위기 대응을 주도한 것이 특징이며,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 행위자들은 총괄조정관(Coordinator), 대통령 수석의학자문관(Chief Medical Advisor), 질병통제예방센터장(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Director), 보건총감(Surgeon General)이었다. 그밖에 주요 행위자로 보건복지부 장관(Secretary of the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식품의약국장(Commissioner of the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복지부 산하 공중보건 재난 전략대비대응청(Administration for Strategic Preparedness and Response)이 있었다. 또한 대통령의 과학자문을 담당하는 대통령 과학자문관(Science Advisor)과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이 있었다.

위 체계에서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 식품의약국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와 같이 주무기관 내에서 운영하는 분야별 자문위원회는 가지고 있었으나, 별도의 최상위 과학자문기구는 갖추고 있지 않았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이 그에 상응하는 조직이라 평가할 수 있지만 팬데믹 초기 대응에서 총괄조정관은 정치적 압력에 의해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비판받았고, 이에 전문가 커뮤니티의 입장을 전달하는 채널은 총괄조정관이 아닌 당시 대통령 수석의학자문관이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후 새 정부의 대응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춘 총괄조정관을 임명함으로써 백신접종을 포함한 팬데믹 대응의 대중적 토대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행보를 보였으며, 코로나19 브리핑 시에도 세부 정책별 전문성 확보를 고려하여 사안별로 배석자를 선정하였다[14,15].

근거의 정치 관점에서는 과학자문체계에서의 비약물적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데, 제도배열 및 작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의 경우 팬데믹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특정 사안에 대해 전문가 토론과 후속 표결에 근거해 권고사항을 발표하였다. 식품의약국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 역시 마찬가지로 전문가 토론과 후속 표결에 따라 권고사항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비약물적 중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마스크 착용, 백신접종 대상 결정, 백신 업데이트 등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예방접종자문위원회,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가 서로 상이한 근거를 들어 공식적으로 이견을 제시한 것을 들 수 있다. 예컨대, 2021년 5월에 발표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었으나, 질병통제예방센터 내의 일부 전문가는 개인적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러한 조치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였다[16]. 전문가들은 해당 발표가 비약물적 중재 완화 조치의 조건이 되는 구체적인 접종률, 확진자 수 등의 목표와 함께 보다 계획적으로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16,17]. 이와 같은 갈등 및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은 정치적 목적에 대한 의혹 또한 불러 일으켰다. 또 백신접종 대상인구 결정에 관한 이슈를 살펴보면, 식품의약국은 자문위원회의 소집 여부, 권고사항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다. 2021년 9월 22일 개최된 부스터샷(3차접종) 대상인구 결정을 위한 회의에서 16세 이상 모든 인구의 접종을 첫 번째 안건으로 올려 16:2로 부결되었고, 곧장 65세 이상 인구와 18–64세 고위험군으로 안건을 변경하여 표결에 부쳐 이는 18:0의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이후 추가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성인인구 전체로, 다시 16–17세까지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식품의약국은 자문위를 소집하지 않았고, 이와 같은 의사결정 방식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는 권고안을 내려는 시도를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18].

반면 연방정부가 아닌 지역사회 수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향식 대응양식이 고안되고 효과적으로 실천되기도 하였다.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흑인 인구를 겨냥한 흑인 보건의료인들의 백신접종 캠페인, 그리고 동네 이발소‧미용실을 활용한 백신접종 독려 전략을 이용하여 지역사회의 의료 접근성을 높인 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보건의료인이 같은 인종일 경우 의료인-환자 간 관계가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의사, 간호사, 연구자를 망라한 흑인 보건의료인들이 직접 나서 흑인의 백신접종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이며, 추후 중앙정부에서 채택되어 전국 사업화되었다[19].

2) 영국

보건정책의 정치 관점에서 살펴보면 영국 코로나19 대응의 주요 의사결정 관련 행위자는 총리, 정부 내각 상황실(the Cabinet Office Briefing Rooms, COBR), 최고의무책임관(Chief Medical Officer), 최고과학자문관(Chief Scientific Advisor)이 있었고, 이들이 주관하는 과학자문체계인 SAGE (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가 운영되었다. 아래 그림은 관련 행위자들과 의견의 흐름을 나타낸다(그림 1) [20]. 이는 정부로부터 과학자문체계가 수집‧생산한 근거에 기반해 의견을 제시하면 최고의무책임관과 최고과학자문관이 이를 COBR로 전달하고, 총리와 내각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를 보여준다.

Figure. 1.코로나 팬데믹 초기 영국의 대응: 정치와 과학의 관계
COBR=Cabinet Office Briefing Rooms; GCSA=Government Chief Scientific Advisor; CMO=Chief Medical Officer for England; SAGE=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

SAGE는 2009년에 돼지 독감(swine flu) 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처음 소집되었으며, 2016년 지카 바이러스 유행, 2015년 네팔 지진 발생,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등에서 가동된 바 있다.

SAGE는 정부 내 기술관료, 임상 및 학계를 포함해 80여 개 기관, 28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기구이며, 주제별로 다양한 하위그룹을 구축해 코로나19에 대응하였다[21]. 특히 모델링 자문그룹인 SPI-M (Scientific Pandemic Influenza Group on Modelling)과 행동과학 자문그룹인 SPI-B (Scientific Pandemic Insights Group on Behaviours)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이후 에시니시티 그룹(Ethnicity Subgroup)과 사회서비스 그룹(Social Care Working Goup)이 추가로 신설되었다.

SAGE의 핵심 기능은 기존에 생산된 근거를 빠르고 체계적으로 취합해 객관적 현황과 전망을 제시하며, 포괄적 정책 영향 평가 및 충분한 토론을 진행해 정책결정자에게 신속하고 조율된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행 초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SAGE는 코호트 연구, 변이바이러스 등에 관한 근거 생산을 주도하였다.

영국의 팬데믹 대응 거버넌스 모델은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에 기초한다. 정부는 SAGE가 다양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SAGE는 충분한 독립성을 가지고 정부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이처럼 생산된 근거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취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책입안자에게 충분한 토론과 조율을 거친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SAGE의 인상적인 제도적 특징이다.

SAGE는 정책결정자들이 최선의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데 기여하였다. 독립성이 보장된 과학자문체계의 자문을 기초로 정부가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제도 운영은 과학과 정치가 맡은 책임의 소재를 확립함으로써 부당한 비판으로부터 양자를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도 긴요하다.

그러나 초기 팬데믹 대응에서 영국은 명확한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고, 총리의 선임자문관(Chief Adviser)이 SAGE 회의에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정치적 관여를 시도하였다. 또한 SAGE는 구성원 명단 및 논의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인적 구성과 근거 활용에 있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22].

영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 실패는 근거의 정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팬데믹 초기(2020년 1–3월) 1차 락다운 시행 과정에서 SAGE는 비상상황에서 예방주의 원칙에 입각해 선제적 조치를 권고하는 대신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획득할 때까지 이를 유예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 결과 적기에 락다운을 시행하지 못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는 정책환경의 조건과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 사례로 많은 전문가들에게 비판받았으며, SAGE의 투명성 부재가 이러한 잘못된 의사결정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6,23].

그러나 이런 팬데믹 초기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 영국 연방정부는 이후 과학자문체계의 독립성을 보장하였고, 자문 내용을 기초로 정부가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구조를 구축하였다. SAGE는 2020년 3월부터 구성원의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함으로써 제도적 투명성을 제고하였고, 사회과학, 행동과학 분야를 포함하여 방대하고 다양한 전문성을 활용해 폭넓은 자문체계를 구축하였다[24]. 이와 별도로, 팬데믹 초기 SAGE의 불투명한 운영을 비판한 연구자들이 민간 자문기구인 Indie-SAGE (Independent 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를 새롭게 조직했다[22]. Indie-SAGE는 정기적인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대중에게 코로나19 정보를 전달하고 설명하였다.

영국은 초기의 혼란이 있었음에도 이후 제도적 쇄신을 통해 체계적인 과학자문체계를 운영했다는 점에서 참조할 만한 사례이다. 특히 영국의 변화는 과학자문 및 정책결정 체계에 대한 학계와 연구자 그룹의 광범위한 비판을 수용한 결과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덴마크

덴마크의 코로나19 대응 시 주무기관은 덴마크 질병관리청과 국가혈청연구소였으며, 주요 행위자로는 총리실(Prime Minister), AC 그룹(the AC-group), 보건부(Minister for Health), 그리고 National Operative Staff (NOST)가 있었다. 이 중 AC 그룹은 임시기구로서 법무부 고위관료를 좌장으로 정부 부처 간 조정 업무를 통해 위기관리를 담당하였다. NOST는 덴마크의 국가위기관리체계의 일부로서, 경찰청, 재난관리청, 질병관리청 등 9개 국가기관으로 구성되며, 여타 기관이 사안별로 수시 참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응에서는 NOST에 NOST+라는 명칭의 상위조직이 첨가되어 AC 그룹 및 법무부와 시행부처 간 연락 및 소통을 담당하였다[25].

근거의 정치 관점에서 덴마크의 코로나19 대응은 행동과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자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책 합의를 이끌어낸 점이 특징적이다. 덴마크 정부의 행동과학 과학자문관은 아르후스 대학(Aarhus University)의 정치학과 교수 Michael Bang Petersen [26,27]으로, 그는 과학자문의 세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정치인이나 관료와 같이 중요한 의사결정자가 대중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decision-makers’mental models) 집중해야 한다. 비약물적 중재와 같은 정책 영역에서는 정치인이나 관료와 같은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대중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대중을 공포(panic)에 취약하다고 볼 경우, 이들은 팬데믹의 위험성을 경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대중을 무지하다고(ignorant) 간주할 경우, 팬데믹의 복잡성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팬데믹 상황별로 의사결정자의 인식구조를 고려한 자문이 이뤄질 때 최적의 정책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둘째, 보건의료 부문에 국한된 자문이 놓칠 수 있는 맹점(blind spots), 특히 대중의 정책 수용성이나 커뮤니케이션 이슈에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에서 자문의 범위는 통상 보건의료 부문에 국한한다. 그러나 자문위원회에서 충분히 주목하지 않는 의제들을 발굴해 공론화하는 것도 사회과학자들의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관련 정책적 개입들은 시민의 정치적 불만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일상의 다른 측면에서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덴마크의 과학자문체계는 팬데믹 관리전략을 권고할 때 비단 감염 전파의 저지에 그치지 않고, 감염(infections), 경제(the economy), 시민의 안녕(well-being) 및 민주적 권리(the democratic rights of citizens)라는 네 가지 요소의 균형을 명시적으로 추구해왔다.

셋째,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와 같은 방역지표 외에도 이동량(mobility)이나 여론조사(survey)와 같은 ‘감염의 행태적 선행요인(behavioral antecedents of infections)’에 관한 데이터를 살핌으로써 균형 잡힌 정책적 개입에 기여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의사결정자들이 팬데믹 대응에서 주의 깊게 검토하는 데이터는 확진자 수, 사망자 수, 새로운 변이의 발생 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행태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의사결정자는 대중의 정책적 수용도,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정부 및 대인 신뢰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행태 데이터의 공유는 시민의 의견을 정책입안자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팬데믹 대응에 관한 공론장의 논의를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 대만

대만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통제형 국가의 대표적 사례로, 중앙집권적 대응체계를 운영해왔다. 주무기관은 국가위생지휘중심(國家衛生指揮中心, National Health Command Center), 중앙유행역정지휘중심(中央流行疫情指揮中心, Central Epidemic Command Center)이다[28].

대만은 통제형에 해당하면서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시행할 때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상당히 유사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결합하여 합의와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특징이 있다. 팬데믹 대응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기업, 그리고 시민이 모두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collaborative governance)를 시도해왔으며,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시민참여 방식이 특징적이다. 대만은 개방과학 모델(open science model)에 기초한 탄탄한 국가-사회 관계를 형성했는데, 일례로 2012년 만들어진 '제로 거브(g0v)'는 오픈소스 데이터를 시민들이 직접 분석해 정책 해법을 제안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플랫폼이며, 이를 통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시민기술 커뮤니티(civic tech community)가 형성되었다[29,30]. 대만 정부는 시민 엔지니어와 공무원들이 팀을 구성해 정부 서비스 혁신 방안을 개발하는 경연인 ‘총통배 해커톤(presidential hackathon)’을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디지털장관(Digital Minister)이 시민해커들과 개발한 웹사이트 ‘Polis’는 시민 누구나 정책 제안을 게시하고 토론 및 찬반표결을 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기능하였다. 대만 모델은 과학기술이 적절히 활용될 경우 민주적 창조성(democratic creativity)을 높이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30-34].

2. 우리나라의 대응경험 및 과학자문체계에 대한 제언

이상의 고찰에서 얻을 수 있는 참조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과학자문체계에 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과학자문체계의 운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영국 SAGE를 참조점으로 삼아 생활방역위원회(이하 생방위),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이하 위기대응자문위)와 같은 자문체계를 구축하였으나, 생방위와 일상회복위의 경우 그 기능이 당초 취지대로 충분히 구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팬데믹 초기에 비교적 신속히 마련된 생방위는 의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전문성의 제고와 다양화를 꾀했다. 그러나 이후 실제 운영에서는 방역정책 전반을 검토하고 조언하기보다는 사실상 거리 두기 조정에 관한 자문기구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유행 규모가 커지는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상당 부분 비활성화 상태에 머물렀다[35,36]. 이후 신설된 일상회복위는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의 4개 분과위원회가 구성되었으나 실제 정책 과정에서 전문지식을 폭넓게 검토해 적절히 활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둘째, 대중이 해당 사안을 직접 판단하고 시행되는 정책에 의견을 환류할 수 있는 제도적 장(institutional venues)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자문기구로서 생방위와 일상회복위가 공히 노정한 한계는 의사결정의 투명성 부족으로 민주적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는 데 있다. 방역 정책의 대중적‧민주적 토대가 배양되는 것은 시민의 자율성을 확보했을 때라고 할 수 있으며, 시민의 행동과 자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비약물적 중재 정책의 경우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하에서 그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토론을 이끌어내는 정부의 시도가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셋째, 행동과학 및 사회과학적 통찰의 적극적 활용이 요구된다. 비약물적 중재에서 백신접종에 이르는 핵심적인 보건정책들은 국민 다수를 대상으로 하므로, 인간행태를 연구하는 행동과학과 사회과학 자문에 긴밀히 토대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부분이 충분히 활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일례로, 2021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백신 미접종 사유와 관련하여 연령과 사회학적인 이유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교정 가능한 요소들에 대해 지속적인 정책적 보완을 해야한다”고 지적하는 등 정책입안자들 역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향후에는 백신접종 전략 수립이나 방역패스 시행 전 법역학(legal epidemiology)의 관점에서 가능한 쟁점들을 미리 검토하거나[37-39], 정책 적용대상의 근거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등 사회과학적 통찰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비약물적 중재는 감염확산 통제 및 사망피해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키므로 양자의 상충관계를 감안한 정책 시행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과학적 근거를 정책에 반영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해당 사회 구성원의 이해관계, 가치, 신념 등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이는 곧 우리가 정치과정이라 칭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의 국외 사례는 비상 상황에서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획득할 때까지 조치를 유예해 시의적절한 대응에 실패하거나, 역으로 근거 기반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할 경우 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의사결정 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제도배열을 검토하였다. 첫째, 영국의 SAGE와 같이 과학과 정치의 책임을 구분하고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별도 자문기구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대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해당 정책에 대해 시민이 직접 논의 및 의견제시를 할 수 있는 열린 형태의 공론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영국, 덴마크 등과 같이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의 통찰을 활용해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해외 사례에서의 시사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체계를 보완‧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은 소수의견(minority report)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심의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이는 해당 의사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장치라 할 수 있다[40-42].

둘째, 실무 연구진을 충분히 확보해 전국적인 현지조사 등 대응의 재설정에 요구되는 근거 생산이 직접적으로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자문위가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세부논의 분야에 관한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를 위해 ‘작업반(working group)’을 설치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끝으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피해에 관한 연구가 여전히 부족하며, 그에 관한 체계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행 초기 개인정보 공개,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의료진 및 공무원의 과중한 업무, 자영업자‧대면서비스업 종사자‧학생‧여성 등에 집중된 보상 받지 못한 피해,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 노정한 위험 소통 미흡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Acknowledgments: None.

Ethics Statement: Not applicable.

Funding Source: None.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of interest to declare.

Author Contributions: Writing – original draft: UJ, SJK. Writing – review & editing: YJ, JA, DK, T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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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리뷰와 전망

Public Health Weekly Report 2023; 16(35): 1233-1254

Published online September 7, 2023 https://doi.org/10.56786/PHWR.2023.16.35.2

Copyright © The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비약물적 중재 정책결정 사례 연구

정웅기1*, 김상준2, 장영욱3, 엄지은4*, 김다솔5, 정통령4

1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2런던정치경제대학교 보건정책학과, 3대외경제정책연구원, 4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 총괄조정팀, 5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 위기대응총괄과

Received: May 8, 2023; Revised: June 30, 2023; Accepted: July 12, 2023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시행하였으며, 초기의 국경 봉쇄 및 사회적 거리 두기, 백신 개발 이후의 단계적 일상 회복 시도, 변이 바이러스 출현 및 활동량 증가에 따른 대규모 확산으로 국경 봉쇄 조치 재시행과 같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발생하였다. 이렇듯 비용이 따르는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수용성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하는데, 과학적 근거를 정책 결정으로 이행시키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 신념을 조율함으로써 정책적 의사결정자와 시민 간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도모하는 것이 그 노력 중 하나이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과 정책 간의 경합적이고 모순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두 가지 차원에 주목하여, 보건정책의 정치(the politics of health policy)와 근거의 정치(the politics of evidence)의 관점에서 연구 대상 국가의 의사결정 사례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문헌조사 및 사례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주요 국가의 연구자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연구 대상으로는 미국, 영국, 덴마크, 대만 4개국을 선정하였다. 미국과 영국의 비약물적 중재 의사결정 사례를 일별하였으며, 특히 영국의 과학자문체계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정책 혁신의 관점에서 덴마크의 행동과학 분야 연구성과 중용, 대만의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활용 사례를 보조적으로 검토하였다. 결론으로서 비약물적 중재에 있어 행동과학과 사회과학적 통찰에 기초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전문가 자문체계의 쇄신 등 한국 상황에서의 함의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Keywords: 비약물적 중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보건정책, 감염병

서 론

핵심요약

① 이전에 알려진 내용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 비약물적 중재는 사회적 수용성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으며, 의사결정 구조 및 과정은 나라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② 새로이 알게 된 내용은?

비약물적 중재의 효과적 시행을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정책적 의사결정에 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로는 과학자문기구의 독립성 보장,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 분야를 포함한 자문체계 구축, 시민참여형정책 거버넌스 확보 등이 있다.

③ 시사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결정할 때는 의과학적‧역학적 고려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우리나라 역시 사회과학적 관점의 고려, 자문기구의 독립성 보장, 시민과의 의사소통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에서 봉쇄해제 및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활동량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경 봉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비약물적 중재 조치를 다시 강화하였다. 우리나라도 2021년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이후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의 증가로 비약물적 중재를 강화함에 따라 사회경제적 피해가 가중되었는데, 이처럼 비약물적 중재 시행이 장기화할 경우 대중의 수용성 감소로 인해 감염 통제 효과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1-3].

미국의 과학기술학자 Jasanoff 등[4]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 공중보건과 경제, 그리고 정치를 서로 ‘긴밀히 묶여있는 체계(a tightly-coupled system)’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 영역에서 발생하는 어떤 문제든 다른 영역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각 영역의 대응은 반드시 그 상호작용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특성상 의료 위기인 동시에 사회경제적 재난이며, 따라서 의과학적‧역학적 근거를 팬데믹 대응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과학과 정책의 관계를 숙고하는 것이 필요하다[5,6]. 이런 시각에서 비약물적 중재에 관한 의사결정, 특히 과학자문체계는 과학과 정책이 교차하는 장으로서 공중보건이 정치와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 잘 드러내는 주제이다.

영국의 보건학자 Bambra 등[7]에 따르면, 각 지역 또는 나라의 팬데믹 대응은 기존 제도배열(의료체계를 포함한 사회안전망)의 성격과 팬데믹 동안 이뤄진 정치적 선택의 함수라 할 수 있다[8]. 또한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은 그 시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해당 사안을 둘러싸고 상충하는 이해관계, 가치, 신념을 조정하는 정치과정의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공론장에서 소위 ‘정치방역 대 과학방역’ 프레임이 한국의 팬데믹 대응에 대한 평가에 계속 활용되었다. 이와 같은 이해는 정확하지 않다. 근거에 입각한(evidence-informed) 정책 입안과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의 정치과정으로의 적실한 치환(evidence translation)이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하는 것이지, 과학적 근거가 정치과정을 전적으로 대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질문은 보건정책이 효과적이면서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입안되고 시행되도록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이며, 이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팬데믹 대응에 관한 과학 자문과 이를 토대로 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비약물적 중재나 백신접종과 같은 세부 정책의 효과성 또는 비용-편익을 측정하는 연구는 적지 않았던 데 비해, 각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을 둘러싼 정책 과정 자체를 분석한 연구는 매우 드물었다. 본 연구는 해외 주요국의 비약물적 중재 시행 사례와 의사결정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국내 방역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방 법

1. 문헌조사(literature review) 및 사례연구(case studies)

본 연구에서는 문헌조사 및 사례연구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팬데믹 대응 경험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덴마크와 대만의 경험을 정책혁신의 관점에서 보조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외 관련 학술논문, 연구보고서, 언론 보도자료, 연구 대상 국가의 웹사이트 자료를 포함한 폭넓은 문헌검토를 진행하였고, 전문가 초청 학술행사를 수행하였다.

선행연구에서 Jasanoff 등[4]은 각 국가의 팬데믹 대응 유형을 통제형, 합의형, 혼돈형의 세 가지로 구분하였고, 통제형 국가의 대표적 사례는 대만, 합의형은 독일, 혼돈형은 미국이 해당한다 하였다[9]. 본 연구는 이 분류체계를 원용해 대만과 미국을 연구사례로 포함하되, 핵심 이슈인 과학자문체계의 특성을 중심으로 검토하기 위해 영국(혼돈형)과 덴마크(합의형)를 선정하였다. 영국은 별도의 과학자문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혼돈형에 속하면서도 초기 대응의 오류 이후 구조적 쇄신을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참조할 만한 자문체계를 구축한 사례로서 그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으며, 덴마크는 합의형에 가까우면서도 과학자문체계에 행동과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자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연구 대상에 포함하였다.

본 연구의 방법론은 비교사례분석을 취한다. 과학과 정책의 관계 설정에 있어 주의 깊게 다루어야 할 특성으로 비약물적 중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과 정책 간 관계가 갖는 경합적 성격 및 과학적 근거를 정책으로 치환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사례에 집중하였으며, 이를 위해 두 가지 개념을 활용하였다.

첫째, 보건정책의 정치(the politics of health policy)는 보건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제도적 절차에 대한 관점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과학과 정책의 관계를 이해하는 가장 통상적인 관점이라 할 수 있다[10,11]. 보건정책의 정치는 또한 과학에 대한 정치과정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라는 관점이며, 본 연구에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쟁점들을 살펴보기 위해 각 나라의 제도배열, 과학자문체계와 같은 팬데믹 대응 거버넌스 구축 및 작동 사례를 다루었다.

둘째, 근거의 정치(the politics of evidence)는 특정 보건 이슈에 관한 정책적 판단을 내릴 때 근거를 활용하는 방식에 주목한다[12,13]. Parkhurst [12]는 정책 수립에 있어 근거는 매우 중요하나 단순히 문제해결 방법만을 고려한 접근보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실제로 작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였고, 의사결정 및 이에 관한 다양한 사회적 입장을 다룰 때의 투명성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국의 마스크 착용 여부나 백신접종 대상인구의 결정 등 비약물적 중재 정책에 관한 판단을 둘러싼 의사결정 체계 및 사례를 통해 이러한 관점에서의 참조점을 얻고자 하였다.

결 과

1. 국외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사례 및 과학자문체계

1) 미국

보건정책의 정치 관점에서 먼저 미국의 제도배열을 살펴보면, 미국은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The White House COVID-19 Response Team)이 위기 대응을 주도한 것이 특징이며,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 행위자들은 총괄조정관(Coordinator), 대통령 수석의학자문관(Chief Medical Advisor), 질병통제예방센터장(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Director), 보건총감(Surgeon General)이었다. 그밖에 주요 행위자로 보건복지부 장관(Secretary of the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식품의약국장(Commissioner of the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복지부 산하 공중보건 재난 전략대비대응청(Administration for Strategic Preparedness and Response)이 있었다. 또한 대통령의 과학자문을 담당하는 대통령 과학자문관(Science Advisor)과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이 있었다.

위 체계에서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 식품의약국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와 같이 주무기관 내에서 운영하는 분야별 자문위원회는 가지고 있었으나, 별도의 최상위 과학자문기구는 갖추고 있지 않았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이 그에 상응하는 조직이라 평가할 수 있지만 팬데믹 초기 대응에서 총괄조정관은 정치적 압력에 의해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비판받았고, 이에 전문가 커뮤니티의 입장을 전달하는 채널은 총괄조정관이 아닌 당시 대통령 수석의학자문관이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후 새 정부의 대응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춘 총괄조정관을 임명함으로써 백신접종을 포함한 팬데믹 대응의 대중적 토대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행보를 보였으며, 코로나19 브리핑 시에도 세부 정책별 전문성 확보를 고려하여 사안별로 배석자를 선정하였다[14,15].

근거의 정치 관점에서는 과학자문체계에서의 비약물적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데, 제도배열 및 작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의 경우 팬데믹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특정 사안에 대해 전문가 토론과 후속 표결에 근거해 권고사항을 발표하였다. 식품의약국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 역시 마찬가지로 전문가 토론과 후속 표결에 따라 권고사항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비약물적 중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마스크 착용, 백신접종 대상 결정, 백신 업데이트 등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예방접종자문위원회,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가 서로 상이한 근거를 들어 공식적으로 이견을 제시한 것을 들 수 있다. 예컨대, 2021년 5월에 발표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었으나, 질병통제예방센터 내의 일부 전문가는 개인적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러한 조치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였다[16]. 전문가들은 해당 발표가 비약물적 중재 완화 조치의 조건이 되는 구체적인 접종률, 확진자 수 등의 목표와 함께 보다 계획적으로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16,17]. 이와 같은 갈등 및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은 정치적 목적에 대한 의혹 또한 불러 일으켰다. 또 백신접종 대상인구 결정에 관한 이슈를 살펴보면, 식품의약국은 자문위원회의 소집 여부, 권고사항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다. 2021년 9월 22일 개최된 부스터샷(3차접종) 대상인구 결정을 위한 회의에서 16세 이상 모든 인구의 접종을 첫 번째 안건으로 올려 16:2로 부결되었고, 곧장 65세 이상 인구와 18–64세 고위험군으로 안건을 변경하여 표결에 부쳐 이는 18:0의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이후 추가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성인인구 전체로, 다시 16–17세까지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식품의약국은 자문위를 소집하지 않았고, 이와 같은 의사결정 방식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는 권고안을 내려는 시도를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18].

반면 연방정부가 아닌 지역사회 수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향식 대응양식이 고안되고 효과적으로 실천되기도 하였다.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흑인 인구를 겨냥한 흑인 보건의료인들의 백신접종 캠페인, 그리고 동네 이발소‧미용실을 활용한 백신접종 독려 전략을 이용하여 지역사회의 의료 접근성을 높인 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보건의료인이 같은 인종일 경우 의료인-환자 간 관계가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의사, 간호사, 연구자를 망라한 흑인 보건의료인들이 직접 나서 흑인의 백신접종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이며, 추후 중앙정부에서 채택되어 전국 사업화되었다[19].

2) 영국

보건정책의 정치 관점에서 살펴보면 영국 코로나19 대응의 주요 의사결정 관련 행위자는 총리, 정부 내각 상황실(the Cabinet Office Briefing Rooms, COBR), 최고의무책임관(Chief Medical Officer), 최고과학자문관(Chief Scientific Advisor)이 있었고, 이들이 주관하는 과학자문체계인 SAGE (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가 운영되었다. 아래 그림은 관련 행위자들과 의견의 흐름을 나타낸다(그림 1) [20]. 이는 정부로부터 과학자문체계가 수집‧생산한 근거에 기반해 의견을 제시하면 최고의무책임관과 최고과학자문관이 이를 COBR로 전달하고, 총리와 내각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를 보여준다.

Figure 1. 코로나 팬데믹 초기 영국의 대응: 정치와 과학의 관계
COBR=Cabinet Office Briefing Rooms; GCSA=Government Chief Scientific Advisor; CMO=Chief Medical Officer for England; SAGE=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

SAGE는 2009년에 돼지 독감(swine flu) 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처음 소집되었으며, 2016년 지카 바이러스 유행, 2015년 네팔 지진 발생,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등에서 가동된 바 있다.

SAGE는 정부 내 기술관료, 임상 및 학계를 포함해 80여 개 기관, 28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기구이며, 주제별로 다양한 하위그룹을 구축해 코로나19에 대응하였다[21]. 특히 모델링 자문그룹인 SPI-M (Scientific Pandemic Influenza Group on Modelling)과 행동과학 자문그룹인 SPI-B (Scientific Pandemic Insights Group on Behaviours)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이후 에시니시티 그룹(Ethnicity Subgroup)과 사회서비스 그룹(Social Care Working Goup)이 추가로 신설되었다.

SAGE의 핵심 기능은 기존에 생산된 근거를 빠르고 체계적으로 취합해 객관적 현황과 전망을 제시하며, 포괄적 정책 영향 평가 및 충분한 토론을 진행해 정책결정자에게 신속하고 조율된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행 초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SAGE는 코호트 연구, 변이바이러스 등에 관한 근거 생산을 주도하였다.

영국의 팬데믹 대응 거버넌스 모델은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에 기초한다. 정부는 SAGE가 다양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SAGE는 충분한 독립성을 가지고 정부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이처럼 생산된 근거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취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책입안자에게 충분한 토론과 조율을 거친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SAGE의 인상적인 제도적 특징이다.

SAGE는 정책결정자들이 최선의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데 기여하였다. 독립성이 보장된 과학자문체계의 자문을 기초로 정부가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제도 운영은 과학과 정치가 맡은 책임의 소재를 확립함으로써 부당한 비판으로부터 양자를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도 긴요하다.

그러나 초기 팬데믹 대응에서 영국은 명확한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고, 총리의 선임자문관(Chief Adviser)이 SAGE 회의에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정치적 관여를 시도하였다. 또한 SAGE는 구성원 명단 및 논의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인적 구성과 근거 활용에 있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22].

영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 실패는 근거의 정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팬데믹 초기(2020년 1–3월) 1차 락다운 시행 과정에서 SAGE는 비상상황에서 예방주의 원칙에 입각해 선제적 조치를 권고하는 대신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획득할 때까지 이를 유예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 결과 적기에 락다운을 시행하지 못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는 정책환경의 조건과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 사례로 많은 전문가들에게 비판받았으며, SAGE의 투명성 부재가 이러한 잘못된 의사결정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6,23].

그러나 이런 팬데믹 초기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 영국 연방정부는 이후 과학자문체계의 독립성을 보장하였고, 자문 내용을 기초로 정부가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구조를 구축하였다. SAGE는 2020년 3월부터 구성원의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함으로써 제도적 투명성을 제고하였고, 사회과학, 행동과학 분야를 포함하여 방대하고 다양한 전문성을 활용해 폭넓은 자문체계를 구축하였다[24]. 이와 별도로, 팬데믹 초기 SAGE의 불투명한 운영을 비판한 연구자들이 민간 자문기구인 Indie-SAGE (Independent 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를 새롭게 조직했다[22]. Indie-SAGE는 정기적인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대중에게 코로나19 정보를 전달하고 설명하였다.

영국은 초기의 혼란이 있었음에도 이후 제도적 쇄신을 통해 체계적인 과학자문체계를 운영했다는 점에서 참조할 만한 사례이다. 특히 영국의 변화는 과학자문 및 정책결정 체계에 대한 학계와 연구자 그룹의 광범위한 비판을 수용한 결과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덴마크

덴마크의 코로나19 대응 시 주무기관은 덴마크 질병관리청과 국가혈청연구소였으며, 주요 행위자로는 총리실(Prime Minister), AC 그룹(the AC-group), 보건부(Minister for Health), 그리고 National Operative Staff (NOST)가 있었다. 이 중 AC 그룹은 임시기구로서 법무부 고위관료를 좌장으로 정부 부처 간 조정 업무를 통해 위기관리를 담당하였다. NOST는 덴마크의 국가위기관리체계의 일부로서, 경찰청, 재난관리청, 질병관리청 등 9개 국가기관으로 구성되며, 여타 기관이 사안별로 수시 참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응에서는 NOST에 NOST+라는 명칭의 상위조직이 첨가되어 AC 그룹 및 법무부와 시행부처 간 연락 및 소통을 담당하였다[25].

근거의 정치 관점에서 덴마크의 코로나19 대응은 행동과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자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책 합의를 이끌어낸 점이 특징적이다. 덴마크 정부의 행동과학 과학자문관은 아르후스 대학(Aarhus University)의 정치학과 교수 Michael Bang Petersen [26,27]으로, 그는 과학자문의 세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정치인이나 관료와 같이 중요한 의사결정자가 대중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decision-makers’mental models) 집중해야 한다. 비약물적 중재와 같은 정책 영역에서는 정치인이나 관료와 같은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대중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대중을 공포(panic)에 취약하다고 볼 경우, 이들은 팬데믹의 위험성을 경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대중을 무지하다고(ignorant) 간주할 경우, 팬데믹의 복잡성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팬데믹 상황별로 의사결정자의 인식구조를 고려한 자문이 이뤄질 때 최적의 정책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둘째, 보건의료 부문에 국한된 자문이 놓칠 수 있는 맹점(blind spots), 특히 대중의 정책 수용성이나 커뮤니케이션 이슈에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에서 자문의 범위는 통상 보건의료 부문에 국한한다. 그러나 자문위원회에서 충분히 주목하지 않는 의제들을 발굴해 공론화하는 것도 사회과학자들의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관련 정책적 개입들은 시민의 정치적 불만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일상의 다른 측면에서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덴마크의 과학자문체계는 팬데믹 관리전략을 권고할 때 비단 감염 전파의 저지에 그치지 않고, 감염(infections), 경제(the economy), 시민의 안녕(well-being) 및 민주적 권리(the democratic rights of citizens)라는 네 가지 요소의 균형을 명시적으로 추구해왔다.

셋째,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와 같은 방역지표 외에도 이동량(mobility)이나 여론조사(survey)와 같은 ‘감염의 행태적 선행요인(behavioral antecedents of infections)’에 관한 데이터를 살핌으로써 균형 잡힌 정책적 개입에 기여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의사결정자들이 팬데믹 대응에서 주의 깊게 검토하는 데이터는 확진자 수, 사망자 수, 새로운 변이의 발생 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행태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의사결정자는 대중의 정책적 수용도,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정부 및 대인 신뢰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행태 데이터의 공유는 시민의 의견을 정책입안자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팬데믹 대응에 관한 공론장의 논의를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 대만

대만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통제형 국가의 대표적 사례로, 중앙집권적 대응체계를 운영해왔다. 주무기관은 국가위생지휘중심(國家衛生指揮中心, National Health Command Center), 중앙유행역정지휘중심(中央流行疫情指揮中心, Central Epidemic Command Center)이다[28].

대만은 통제형에 해당하면서 비약물적 중재 정책을 시행할 때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상당히 유사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결합하여 합의와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특징이 있다. 팬데믹 대응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기업, 그리고 시민이 모두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collaborative governance)를 시도해왔으며,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시민참여 방식이 특징적이다. 대만은 개방과학 모델(open science model)에 기초한 탄탄한 국가-사회 관계를 형성했는데, 일례로 2012년 만들어진 '제로 거브(g0v)'는 오픈소스 데이터를 시민들이 직접 분석해 정책 해법을 제안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플랫폼이며, 이를 통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시민기술 커뮤니티(civic tech community)가 형성되었다[29,30]. 대만 정부는 시민 엔지니어와 공무원들이 팀을 구성해 정부 서비스 혁신 방안을 개발하는 경연인 ‘총통배 해커톤(presidential hackathon)’을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디지털장관(Digital Minister)이 시민해커들과 개발한 웹사이트 ‘Polis’는 시민 누구나 정책 제안을 게시하고 토론 및 찬반표결을 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기능하였다. 대만 모델은 과학기술이 적절히 활용될 경우 민주적 창조성(democratic creativity)을 높이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30-34].

2. 우리나라의 대응경험 및 과학자문체계에 대한 제언

이상의 고찰에서 얻을 수 있는 참조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과학자문체계에 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과학자문체계의 운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영국 SAGE를 참조점으로 삼아 생활방역위원회(이하 생방위),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이하 위기대응자문위)와 같은 자문체계를 구축하였으나, 생방위와 일상회복위의 경우 그 기능이 당초 취지대로 충분히 구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팬데믹 초기에 비교적 신속히 마련된 생방위는 의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전문성의 제고와 다양화를 꾀했다. 그러나 이후 실제 운영에서는 방역정책 전반을 검토하고 조언하기보다는 사실상 거리 두기 조정에 관한 자문기구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유행 규모가 커지는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상당 부분 비활성화 상태에 머물렀다[35,36]. 이후 신설된 일상회복위는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의 4개 분과위원회가 구성되었으나 실제 정책 과정에서 전문지식을 폭넓게 검토해 적절히 활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둘째, 대중이 해당 사안을 직접 판단하고 시행되는 정책에 의견을 환류할 수 있는 제도적 장(institutional venues)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자문기구로서 생방위와 일상회복위가 공히 노정한 한계는 의사결정의 투명성 부족으로 민주적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는 데 있다. 방역 정책의 대중적‧민주적 토대가 배양되는 것은 시민의 자율성을 확보했을 때라고 할 수 있으며, 시민의 행동과 자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비약물적 중재 정책의 경우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하에서 그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토론을 이끌어내는 정부의 시도가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셋째, 행동과학 및 사회과학적 통찰의 적극적 활용이 요구된다. 비약물적 중재에서 백신접종에 이르는 핵심적인 보건정책들은 국민 다수를 대상으로 하므로, 인간행태를 연구하는 행동과학과 사회과학 자문에 긴밀히 토대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부분이 충분히 활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일례로, 2021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백신 미접종 사유와 관련하여 연령과 사회학적인 이유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교정 가능한 요소들에 대해 지속적인 정책적 보완을 해야한다”고 지적하는 등 정책입안자들 역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향후에는 백신접종 전략 수립이나 방역패스 시행 전 법역학(legal epidemiology)의 관점에서 가능한 쟁점들을 미리 검토하거나[37-39], 정책 적용대상의 근거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등 사회과학적 통찰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결 론

비약물적 중재는 감염확산 통제 및 사망피해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키므로 양자의 상충관계를 감안한 정책 시행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과학적 근거를 정책에 반영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해당 사회 구성원의 이해관계, 가치, 신념 등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이는 곧 우리가 정치과정이라 칭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의 국외 사례는 비상 상황에서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획득할 때까지 조치를 유예해 시의적절한 대응에 실패하거나, 역으로 근거 기반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할 경우 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의사결정 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제도배열을 검토하였다. 첫째, 영국의 SAGE와 같이 과학과 정치의 책임을 구분하고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별도 자문기구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대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해당 정책에 대해 시민이 직접 논의 및 의견제시를 할 수 있는 열린 형태의 공론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영국, 덴마크 등과 같이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의 통찰을 활용해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해외 사례에서의 시사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체계를 보완‧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은 소수의견(minority report)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심의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이는 해당 의사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장치라 할 수 있다[40-42].

둘째, 실무 연구진을 충분히 확보해 전국적인 현지조사 등 대응의 재설정에 요구되는 근거 생산이 직접적으로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자문위가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세부논의 분야에 관한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를 위해 ‘작업반(working group)’을 설치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끝으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피해에 관한 연구가 여전히 부족하며, 그에 관한 체계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행 초기 개인정보 공개,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의료진 및 공무원의 과중한 업무, 자영업자‧대면서비스업 종사자‧학생‧여성 등에 집중된 보상 받지 못한 피해,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 노정한 위험 소통 미흡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Declarations

Acknowledgments: None.

Ethics Statement: Not applicable.

Funding Source: None.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of interest to declare.

Author Contributions: Writing – original draft: UJ, SJK. Writing – review & editing: YJ, JA, DK, TRJ.

Fig 1.

Figure 1.코로나 팬데믹 초기 영국의 대응: 정치와 과학의 관계
COBR=Cabinet Office Briefing Rooms; GCSA=Government Chief Scientific Advisor; CMO=Chief Medical Officer for England; SAGE=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
Public Health Weekly Report 2023; 16: 1233-1254https://doi.org/10.56786/PHWR.2023.16.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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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WR
Jul 18, 2024 Vol.17 No.28
pp. 1215~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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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WR 주간 건강과 질병
PUBLIC HEALTH WEEKLY REPORT
질병관리청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eISSN 2586-0860
pISSN 2005-811X